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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2015. 04 - 봄은 아프게 온다
admin  2015-04-04 07:35:24, 조회 : 1,458, 추천 : 242


봄은 아프게 온다

 

봄은 아프게 온다. 하지만 겨우내 찬 기운과 강추위 속에서도 땅속 깊은 곳에 아무도 모르는 생명의 씨앗을 품고 와서일까, 그 기운만은 푸르고 희망으로 넘쳐 있다. 땅이 품은 것들은 어느 것 하나라도 생명이 아닌 것이 없는데, 그 중 꽃은 봄이 내 놓은 최고의 걸작품이라 할 것이다. 꽃이라고 편히 피는 것은 아니다. 아프게 핀다. 전사보다 더 강한 힘으로 거칠고 두터운 땅을 밀쳐내며 뼈와 살이 에이는 아픔을 통해 피어난다. 그렇게 아프게 왔으면서도 꽃은 도도하거나 뽐내지 않고 오히려 수줍음으로 자신을 감추며 짙은 향기를 풍긴다.

 

사람도 아프게 태어난다. 아무 것도 모르는 씨앗으로 생겨나 10개월 동안 컴컴한 태중에서 꿈틀거리다 온 몸으로 엄마를 밀쳐내고 울면서 태어난다. 산고를 겪으면서도 엄마는 기쁨으로 충만하고 온 우주는 그의 탄생을 축하한다. 생명은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생명은 천지우주의 기운이 함께 작용하고 함께 움직인 다음에야 가능하다. 누가 생명을 두고 귀천을 구분하는가! 모든 생명은 소중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때가 되면 다시 오는 봄이나 꽃과는 달리 인생은 단 한 번(一生)밖에 기회가 없다. 그래서인가, 사람들은 가능한 억척스레 산다.

 

왜 모두 아프게 태어나는 것일까? 봄은 겨울을 미리 내다보고 사람은 죽음을 미리 내다 보기 때문일까? 아니다. 생각도 없는 자연이,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핏덩이가 어찌 앞을 미리 내다 볼 수 있겠는가. 그럼 왜 일까? 그건 자연의 요구요 법칙이다. 우주는 일정한 자연의 원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해와 달과의 거리, 해와 지구, 지구와 달의 거리 등등 태양계의 일정한 법칙이 그렇고, 그 너머의 은하계에도 법칙은 존재한다. 단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이 자연계의 법칙 안에 생명이 존재하고 개미 한 마리조차도 그 법칙으로 살고 죽는다.

 

그런데 우주의 생명체 중 가장 위대하면서도 가장 골치 아픈 존재가 사람이 아닐까? 특히 건강에 관한 한 어리석음이 한층 두드러져 보인다. 식물들은 묵묵히 자연에 순응하고, 동물들은 음식을 절제할 줄 안다는 점에서 사람보다 더 영리해 보인다. 그들은 음식에 인공 조미료나 화학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때가 되면 조용히 흙으로 돌아간다. 사람은 한정된 시간에 무한정 살 것처럼 하면서 원하지 않은 질병에 걸려 원하지 않는 때에 떠나간다. 동물들처럼 자연에 순응하지도 않으며 음식을 가공하고, 합성하고, 복잡한 맛을 즐긴다.

 

따라서 동물과 달리 사람의 질병은 대게 자연발생적이 아니라 인위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즉 사람의 시각과 미각과 분위기를 위해 음식을 절제 없이 먹기 때문에 병이 온다는 뜻이다. 코넬대학 조엘 펄먼박사는 “질병의 90%는 자신이 먹는 대로 생기는 질병이다. 건강한 음식을 골라 먹으면 병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음식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음식이 전부는 아니다. 바쁜 현대인들은 대게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고 생체리듬을 잃어가고 있다. 생체리듬이란 조물주가 인간의 생명을 자연의 리듬에 맞춰 놓은 천연계의 운영 원리이다.

 

생체리듬은 인체 66부 즉, 12개의 장기가 하루 24시간에 맞춰 각각 2 시간씩 할당되어 있다. 예를 들면,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심장시간으로 심장이 쉬어야 하는 시간이다. 심장이 쉬는 이유는 나머지 22시간 동안 다른 장기들을 위해 일을 하고자 함인데, 이 시간에 운동이나 업무 등으로 과로한다면 심장은 휴식이 없이 22시간을 혹사해야 한다. 리듬을 잃은 한국인들의 심장병에 의한 돌연사가 세계최고인 이유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심장전문의들도 이 시간대에 수술을 피한다는 사실이 생체리듬의 중요성을 역설해주고 있다.

 

봄 꽃이 아프게 피는 이유나 사람이 울면서 태어나는 이유는 모두 우주의 원리 때문이다. 봄 꽃이 지는 이유나 사람이 서럽게 울며 가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다. 그러므로 봄 꽃이 떨어질 때 시인 말고는 이를 슬퍼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사람이 죽을 때 우리는 슬퍼한다. 왜일까? 이별 때문이기도 하지만, “건강하게 더 오래 살 수도 있었는데 왜 이렇게 빨리 가느냐”는 아쉬움이 더 큰 이유일 것이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우리, 음식 좀 절제하고 생체리듬도 맞춰가며 하늘이 준 천수(天壽)를 다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천연계가 바라는 삶이 아니겠는가!

최경송 한의학박사/ Abraham Choi, Ph.D., L.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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